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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엔의 일상이야기

이제 내일이면 이곳을 나간다?

by 아이엔 / ienground 2023. 6. 30.

출처 : 코레일 Korail 네이버 블로그

사실 전역이 아니다. 代 전역 ..?

자취방으로 가서 병장 이현우가 아니라 아이엔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지.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를 만드는 애벌레처럼 굳었던 손을 풀고 새 단장을 해야지. 진짜 나로 돌아가야지.

 

어떻게 어떻게 1년 반 가까이를 이 악물고 버텼고 휴가를 모으고 전역까지 남은 건 휴가. 정말 하루 남았더랬다.

작성일 기준으로 37일 남았다. 1년 반 동안 나는 바뀌었을까. 좋은 쪽으로 바뀌었을까. 아니면 쇠퇴한건가. 멍청해졌나? 원시인이 된 건 아닐까 ... 

 

일전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나. 내가 다니는 대학교 19학번으로 다니고 있던 고등학교 친구가 전역하고 복학을 하려고 수강신청을 하려는데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좀 도와달랬다. 그것을 보고 상당히 충격받았는데 그게 내 여름방학의 모습이 아니길 바라며 .. 난 그래도 그렇게 세상에 단절됐던 사람은 아니었잖아. 그렇게 생각하려고

 

가까웠던 사람, 아니 어쩌면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거의 보지 못했으니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그 기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 또 부단히 노력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꽤 나를 힘들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은 나라는 사람을 두고 친한 사람들이 많은, 발이 넓은 사람이라고 칭할지도 모르나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 사람들에게 가면 쓰고 하하호호 웃었던 사람이니까.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연기를 한 거니까. 그래서 또 많은 노력을 해야 하니까. 그게 이젠 조금은 귀찮아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조용히 살아야 할까나. 어쩌면 너무 거짓된 모습을 하고 내 그릇에 맞지 않는 것들을 담다가 지쳐버린 건 아닐까나.

 

날이 덥다가, 비가 와서 시원해졌다가, 또 그 비로 습해졌다가. 그렇게 젖어버리는 낮과 밤이 지나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