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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엔의 일상이야기

져버린 저 꽃은 피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을까

by 아이엔 / ienground 2022. 10. 31.

우리는 각자의 목적과 이유를 갖고 살아간다. 그게 가벼운 이유든, 막중한 책임이든.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현재의 즐거움은 잠깐 참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우리의 노력뿐일까? 우리를 키워주고 이끌어준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우리를 키워냈다.

책이 20년이면 옛날 책이고, 전자기기가 20년이면 지금은 쓸 수도 없는 고물이지만 20년 된 사람은 아직 사회에 발도 못 붙인 어린아이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부모는 아이에게 가늠할 수조차 없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줬겠지.

그런데 그런 꽃이 져 버렸다.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짧막하게 뉴스 한 줄 한 마디로 마무리되고 스쳐 지나갈 죽음으로 비치겠지만. 겨우 20살의 죽음에도 많은 사랑과 관심과 인연과 관계가 있었을텐데 그게 하루아침에 져버리고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듯이 일상을 살아가겠지. 세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흘러가겠지.

모든 것이 허무하다. 그냥 꺾어버리면 꺾일 꽃이기에. 그럼에도 다른 꽃들은 아무 일도 없듯이 예쁘게 필 것이기에. 그 꽃을 키우기 위해 들였던 화분과 물과 사랑과 관심은 그냥 물거품이 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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