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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엔의 일상이야기

붓과 물감 그리고 캔버스

by 아이엔 / ienground 2022. 9. 9.

세상에 다른 사람과 교류를 하면서 물들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항상 생각했듯 나는 그때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게 많이 동화되는 편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 사람과 멀어지거나 떠나보내고 나서 그 사람이 남기고 간 흔적이 많이 남는 것 같았다.

그런 나이기에 더더욱 좋은 그림을 그려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가까이 하기가 두렵다. 저 사람이 지나가고 나면 남은 나라는 캔버스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을까. 구멍이 나서 덧칠도 못 하면 어떡하지.

나에게 많은 신경을 써 주고, 내가 듣기 좋아하는 말을 해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 언제나 갈망하지만 돌아오는 건 어쩌면 메아리뿐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냥 얘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깊고 성숙하고 밝으면서 아름다운 생각을 하는, 겉으로 보기엔 여느 사람과 큰 차이가 없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이 사람은 정말 큰 사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대를 쓰면서까지 난 캔버스에 구멍을 내서 날 아프게 하는 화가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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